Hellven
명품 힙합 듀오’ 언터쳐블은 멈추지 않는다.
2003년 처음 만난 두 청춘은 ‘음악’, 그 중에서도 ‘힙합’에 대한 관심을 공통 분모로 서로 어깨를 걸고 발을 맞추어 걷는 한 팀이 되었다. 언더 그라운드 무대를 누비며 순수한 열정으로 청춘을 활짝 피워낸 이들은 마침내 2008년, 그 누구도 대체할 수 없고 범접할 수 없는 ‘언터쳐블’이라는 하나의 팀으로, 세상에 그들의 존재를 공식적으로 선언했다.
그리고 2015년, 여전히 이들은 같은 이름으로 같은 꿈과 같은 목표를 향해 달려 나가고 있다. 꾸준한 활동과 차근차근 쌓아온 그들의 디스코그라피는 이들이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여전히 현재 진행형인 뮤지션이자 ‘명품’이라는 수식어가 절대 아깝지 않은 그룹임을 증명하고 있다. 랩퍼에서 아티스트로, 또 프로듀서로 계속해서 자신들의 역량을 확장해내고 있는 언터쳐블. 그리고 8년 여의 시간을 넘어 지금 이 자리에 선 Sleepy, 그리고 D.Action은 누군가의 지표가 되고 다른 누군가의 거침없는 목소리가 되며 또 누군가의 진심이 되어 노래하고 있다.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그 교집합이 탄생시킨 결실 ‘HEllVEN‘.
언터쳐블의 신보 ‘HELLVEN‘은 사실 이들의 팬들과 한국 힙합 마니아들에게는 일찍부터 기다리던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미니 앨범으로서는 2013년 11월 발표했던 ‘TRIP’ 이후 오랜만에 발표하는 앨범이지만 묵묵히, 그리고 묵직한 이들의 발자취는 계속해서 전진에 전진을 거듭해왔다. 그 동안 ‘TAKE OUT’, ‘길이 보여’, ‘CLOCK WORK’, ‘거꾸로 문 담배’, 그리고 ‘MASK ON’까지 꾸준히 디지털 싱글을 발표하며 힙합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스타일과 컨셉을 시도해온 언터쳐블은 그 동안 축적해온 음악과 에너지, 즉 그들만의 ‘저력’을 모두 응집시켜 다섯 번째 미니 앨범 ‘HEllVEN’을 탄생시켰다. ‘HEllVEN’은 ‘HELL’과 ‘HEAVEN’으로 대표되는 상반된 양 극을 모두 포괄하는 의미에서 만들어 낸 단어로, 서로 다른 색깔과 스타일의 음악을 다양하게 담아낸 언터쳐블의 이번 앨범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키워드이다.
조용하지만 예리하게 날을 세운 채, 늘 진솔하고 대담하게 자신을 내어 보여주던 두 남자가 더욱 새로워진, 더욱 깊고 넓어진 스펙트럼으로 털어놓는 이야기는 과연 무엇에 대한 이야기일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크레파스’로 무림의 고수처럼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
언터쳐블이 자신감과 확신을 담아 다섯 번째 미니 앨범 ‘HEllVEN’의 타이틀로 내건 ‘크레파스’는 누가 뭐래도 그들 자신을 비추고 또 닮아있는 곡이다. 자유분방하고 유쾌하지만 언제든 ‘한 방’을 날릴 수 있는 위협적인 파워를 가진 Sleepy와 D.Action처럼 위트 있는 가사 속에 강렬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곡이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개성으로 나아가는 그 길을 색칠해 나가겠다는 가사의 내용 역시 지금까지 이들이 몸소 행해온 성장 방식과도 일치한다.
물론 ‘크레파스’는 언터쳐블이라는 아티스트의 멋과 맛에 잘 어우러진 곡이지만 그것과 별개로 오롯이 곡 자체로만 보더라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가사를 듣는 것만으로도 속이 후련해지고 기분이 통쾌해져 ‘중독성’ 그 이상의 묘한 ‘끌림’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빠르지 않은 묵직한 비트에 감각적인 사운드, 그리고 전혀 다른 두 랩퍼의 목소리가 더해졌다는 점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리스닝 포인트다.
유쾌함과 황당함의 교차! 이색적인 영상미로 그려낸 뮤직비디오
가볍지는 않지만 누구나 마음을 열면 즐길 수 있는 힙합처럼, ‘크레파스’의 뮤직비디오는 정형화되지 않았지만 그래서 더욱 곡과 아티스트에 잘 어울린다. 이른바 ‘B급 코드’를 자처하고 있지만 그 안에 담겨 있는 메시지와 의도를 헤아려 보면 그리 단순한 말과 한 순간의 웃음만으로 치부할 수 만은 없음을 알게 된다. 적절한 유머 코드에서 오는 유쾌한 연출과 왜곡되고 이질적인 효과들로 자아낸 환상적인 분위기를 절묘하게 결합해 낸 이번 뮤직비디오는 국내 최고의 뮤직비디오 명가 ‘쟈니브로스’와의 작업을 통해 탄생한 작품. 무언가에 취한 듯 어지러이 움직이고 또 일그러지는 앵글들 사이에서 단박에 눈을 사로잡는 힙합 스웨거, 언터쳐블 두 멤버의 숨길 수 없는 멋은 이들은 진짜 ‘The Illest MC’임을 확인케 해줄 것이다.